일곱 살 소녀의 이름은 여름입니다. 고모에게 맡겨진 채 비어 있는 집에 돌봐 줄 어른도 없는 시간을 지내고, 세상의 아주 작은 점과 같은 존재감으로 머물고 있었다.
누군가를 향한 관심에 괴롭힘조차 견디던 여덟 살, 루비와의 첫 만남은 여름을 ‘친구’가 생기는 세상으로 이끌었다. 여름과 루비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 동안의 비밀친구 관계를 지켜내기는 어려웠고, 결국 떠남과 남겨짐을 경험한다.

많은 어른들이 현재를 살면서도 유년의 그림자를 마음에 담고 함께 살아간다. 돌보지 못했던 상처와 그 흔적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도 선뜻 나설 수 없는 머뭇거림과 불편한 바닥을 볼 용기를 내지 못하는 때도 있다. 여름이 루비와 헤어진 후, 잃었음을 깨닫게 되는 어른이 되었을 때 상처를 딛고 회복하는 힘을 얻는 것처럼, 유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위로와 성장의 이야기로 마주하면 좋겠다.

- 독서치유사 이미숙 -